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2022년 08월 27일 토요일, 성녀 모니카 기념일 오늘의복음 220827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_마태, 25,23

 

오늘 복음은 유명한 탈렌트의 비유입니다. 과거에는 탈렌트의 의미를 지나치게 왜곡하거나 축소하기도 하면서, 흔히 타고난 재능, 자연 본성으로 지닌 능력, 지성, 아름다움이나 건강으로 여겼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복음의 탈렌트가 말하는 것과 비교하였을 때 좀 더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 교회에 주신 것은 이보다 더 본질적이고 영적인 것들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말씀을 받았고, 믿음을 받았고 은총을 받았으며 그분의 나라를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탈렌트는 그분께서 주신 유산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을 통하여 남겨 주신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요한 13,34 참조). 또한 당신의 영과 사랑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생명을 바쳐 우리에게 선물을 남겨 주신 것입니다. 배고픔이 없는 세상, 용서하는 세상, 형제애가 실현되는 세상, 다른 이를 구해 주려고 애쓰는 세상을 위하여 남겨 주신 유산입니다.

첫째 종과 둘째 종과 달리 셋째 종은 주인에 대하여, 곧 그의 하느님에 대하여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이 무섭고 모질다고 생각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가 주인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두려워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떤 모험도 위험도 희생도 감수하지 않은 채 자기 자리만 지키려고 한 사람입니다. 혼인하여 자식을 세상에 내놓고 자녀를 신앙으로 기르며 행복을 위하여 애쓰는 모든 일도 모험이고 위험한 일입니다. 믿고 기도하며 증언하고 사랑하며 용서하는 일들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힘든 일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을 알고 인정해야 합니다.

탈렌트는 선물이고 유산이기도 하지만 책무이자 과제이기도 합니다. 어떤 신자들에게 세례는 마치 땅에 묻은 탈렌트와 같을 수 있습니다. 귀한 선물을 받았는데 그것을 뜯어보지 않고 방치하여 쓸모없게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고 사는데 주님은 무엇을 더 내게 바라시는가?’ 하고 말하지 맙시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십니다. 사랑의 의무를 실행하며 아파하고 상처받더라도 끊임없이 주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열심히 활용하기를 애타게 바라십니다. (정용진 요셉 신부)